[즉문즉답] 13.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느린 것일 뿐입니다.
[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13.다른 사람보다 조금 느린 것일 뿐입니다.
[즉문]
스님,
가슴이 답답해서
바닷바람을 쐬고 왔습니다.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살아왔고,
힘들 때도 잘 버텨왔는데,
왜 항상 나만 제자리인지...
큰 욕심을 내는 것도 아닌데,
그냥 모자라지 않으면 충분한데,
어찌 그리도 안 되는지...
꿈도 사랑도 참,
제 마음대로 되질 않아서
요즘 사는 게 부쩍 힘겹습니다.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안타까운 현실이오나
희망을 잃지 않는 자만이
빛을 보는 곳이 사바세계이지요.
황금빛 햇살도 샘솟는 옥빛 물도
하루 이상 가질 수 없다.
찰나가 지나가면
그 아름다움도 더 이상 우리 것이 아니다.
이 세상의 부는 빌려온 것이다.
진실로 좋은 것은
아무도 혼자 소유할 수 없다.
- 인디언 명언의 한 구절 -
사람의 몸으로 태어난
사바세계(娑婆世界)에는
본래 내 것이란 없고,
내 것이 아닌 삶에
찾아온 고통과 시련은
속속들이 알 수 없지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모든 존재는 끊임없이 생멸하여
영원할 수 없습니다.
나만 모르게
이미 지나왔거나
이제서야 지나고 있을 뿐,
누구나 겪는 과정 속에
섣부른 분별심을 내어
조급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건강한 자는
모든 희망을 안고
희망을 가진 자는
모든 꿈을 이룬다 하였으니,
과거에 얽매어
현재를 살아가지 말 것이며,
잃은 것보다
잃지 않은 것을
가지지 못한 것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떠올려
분별에 치우친 마음을
수승한 의지로 바로 잡아
나로서 바꿔가야 할 것이니,
매 순간 최선을 다하시되,
마음 공부로 덕을 쌓으시어
나의 삶을 이끌어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의사찰 무진암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