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29.지난 시간을 의심과 후회로 만들지 마세요.
[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29.지난 시간을 의심과 후회로 만들지 마세요.
[즉문]
스님,
기도가 잘못된 걸까요?
열심히 기도했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제가 바라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상황이라서
점점 살아가는 게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간절하게 바라면
이뤄질 거라고 믿었는데,
결과가 이러니까
너무 화가 납니다.
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신심이 끊어지면 지옥이요,
일념정진하면
극락세계라고 합니다.
지금 자신이 잃고,
가지지 못한 것을 떠올려
부질없는 욕심을 내면
때늦은 후회가 남겠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당연한 것들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면
감사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천당을 살다가
지옥을 겪는 것은
끊임없이 요동치는
내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부지불식간에 생겼다가
또 사라지는 기복(起伏)이지요.
기도는 단순히
복을 구하는 행위가 아니라
본인이 주체가 되는
자아성찰의 방편으로써
두터운 업을 녹여가는
지난한 과정 속에서
과거를 정화해가는
명현반응의 하나로
나를 괴롭히는
마장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내 마음 속에 있는
온갖 감정을 자극하여
탐진치(貪瞋痴)로 얼룩진
번뇌와 망상으로 인도하기에
화(火)를 화(火)로써
다스리지 말고,
알아차림으로 인내하여
사그라지게 해야 하겠습니다.
기도는
인생의 저금으로
꺼내어 쓸 때가
반드시 찾아옵니다.
복에 넘치는 것은
이룰 수 없을지 몰라도
충분한 공덕을 쌓으면
한없이 가까워질 수 있음이라,
보이는 것이 없다고
잡히는 것이 없다고 하여
지난 시간을 의심과
후회로 만들지 말고,
항상 신구의(身口意)의
삼업(三業)을 정갈히 하시어
부처님의 가피로
기도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의사찰 무진암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