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30.용서(容恕)는 상대의 마음을 받는 것입니다.
[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30.용서(容恕)는 상대의 마음을 받는 것입니다.
[즉문]
스님,
뒤늦게 후회하고 있어요.
친구와 동업으로
작은 사업을 시작했는데,
은행 대출이 있어서
돈을 빨리 벌어야 했어요.
그래서 하던 일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또 다른 의뢰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었고,
그러다 보니,
클레임이 잦아지다가
결국 사업도 망하고,
친구도 잃게 되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되돌리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사리사욕(私利私慾)을 품으면
도를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잔잔한 수면 아래로
손을 넣어 저으면
수면에 비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듯이
스스로의 부정을
마주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의 삶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지난한 과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욕망에 물들인 색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이라,
한번 먹을 것도 못 되는
삼독의 달콤함에 빠져
칼날에 묻은 꿀을
알게 모르게 핥다가
결국 혀를 베이는
화를 입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스스로 반성하고
또 참회하고 있음으로
점점 지혜로워지는
과정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수행한다는 것은
그저 생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바른 마음으로 행하려
평소 노력하는 것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일어난 감정을 알아채면
스스로 만들어낸
번뇌와 망상에서 벗어나
깨달음의 지혜로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사과(謝過)는
내 마음을 전함이고,
용서(容恕)는
상대의 마음을 받음이라,
용서의 구함이
당연하다 생각치 말고,
상대방의 선택을
존중해야 할 것이니,
반성과 참회의 수행으로
온전한 진심을 전하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의사찰 무진암 무진합장